나재운 순천대 교수(54)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조와 녹조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
순천대 나재운•장미경•박상철 교수 등 ‘생체 의료용 고분자 연구팀’은 “최근 적조와 녹조 생물을 사멸시키는 방식의 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2015년까지 일정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이 개발한 물질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천연물질로 ‘합사이드(HAB cide)’로 명명됐다. 나 교수는 “연구한 물질은 실험 단계에서 결과가 매우 좋아 필드(바다 현장) 실험만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육상 실험에서 적조의 경우 적조에 오염된 바닷물이 든 10t 크기 수조에 합사이드를 투입한 결과 20분 만에 적조가 깨끗하게 사라졌다. 또 녹조에 감염된 저수지물 600ℓ에 합사이드를 투여, 2시간여 만에 녹조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합사이드의 적•녹조 방제 원리는 유해조류의 세포막에 직접 침투해 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으로, 유해조류 세포를 사멸시키지 않고 단순하게 결합해 수면 밑으로 가라앉히는 황토와는 방제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해조류 추출물은 천연물질이어서 투입 후 바다에도 아무런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교수는 “바다에서 얻어지는 해조류를 통해 물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청정자원”이라며 “결국 바다에서 얻어진 자원으로 적•녹조를 소멸시키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필드 실험과 관련 허가절차, 가격 등을 정하려면 올해 말쯤, 늦어도 내년 초쯤에는 상용화할 것으로 나 교수는 전망했다.
나 교수는 앞서 2002년 세계 최초로 ‘수용성 키토산’을 개발, 국내외 특허를 따기도 했다. 2004년에는 이 키토산에 기초해 기존 항암제보다 8배 강하고 유방암, 난소암, 간암 등에 효과가 큰 새로운 항암제인 ‘키토탁셀’을 개발하기도 했다.